AI의 목표를 다시 생각하자

 In Digital Economy, Machine Learning/AI

글쓴이: 샘 랜스바텀(Sam Ransbotham)

AI로 사람 같은 컴퓨터를 만들려는 계획은 근시안적인 목표

아무도 자신의 말을 듣고 있지 않는다고 고객이 느낀다면 어쩌면 그게 사실일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와 이야기하고 있을 수도 있죠.

정확히 2년 전 오늘 구글은 듀플렉스(Duplex)를 발표했습니다. 고객 서비스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비서인 듀플렉스는 식당이나 헤어샵을 예약하거나 기본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미 수년 간 자동 전화 응답 서비스는 있었지만 새롭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고객들이 이처럼 자동화 된 디지털 비서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인 척 해야 할까?

듀플렉스가 발표된 후 바로 곳곳에서 투명성에 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전화 상의 물체가 보이는 것보다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같은 문구를 포함해야 하느냐는 거죠.

물론 그래야 합니다. 듀플렉스도 그럴 거구요. 의도적으로 사람을 속이기 위해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일은 고려해서도 안되는 나쁜 아이디어의 폐차장에나 있을 법한 일이죠. 지진 발생기암호화 뒷문 같은 아이디어가 대표적입니다. 고객에게 정직하지 못하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어요? 한 때의 놀라움이 과연 잠재적인 후폭풍을 감내할 가치가 있을까요?

기계라서 더 좋은 점들

뭔가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꼭 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봇과의 상호작용을 솔직하게 밝히는 일이 오히려 효과적이죠.

  • 고객 만족 증대. 예컨대 고객이 컴퓨터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을 일이 없다고 느끼면서 자신의 선택을 맞춤화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죠. 사실 저도 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사 직원과 상담하기 전에 상당한 시간을 온라인으로 여행 옵션을 조사하는 데 쓰곤 합니다. 맞춤화가 늘어나면 고객 만족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 고객의 이해 확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경우 사람들은 조금은 바보같거나 반복적인 질문이라고 느끼는 내용은 묻기를 꺼립니다.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주저하는 거죠. 하지만 기계와 상호작용한다면 자유롭게 맘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적용으로 긴 통화 시간에 대한 우려도 사라지고 기계의 시간을 뺏는 데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 더 빠른 고객 상호작용. 사회적 관행에 따라 우리는 먼저 날씨나 안부를 묻는 등 대화에 윤활유를 먼저 더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죠. 과연 고객 서비스 직원이 진짜로 “월요일 치곤 괜찮아요”하는 말에 신경이나 쓸지 심히 의심이 갑니다. 기계와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우리는 모두의 시간을 아끼면서 본론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보다 정직한 고객.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을 씁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이 듣고 싶을 것 같은 내용과 우리 생각이 다르다고 느끼면 완전히 정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사회적 반응이라는 편향이죠. 사람보다는 다른 기계가 우리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덜 신경 쓰는 편입니다.

자동차를 쫓던 개

그렇다면 기업은 도대체 왜 사람인 척하는 옵션을 고려하는 걸까요? 달리는 자동차를 보고 짖어대며 쫓던 개가 정작 차를 따라 잡으면 뭘해야 할지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도 튜링 테스트(기계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흉내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를 쫓아 왔고 이제 따라잡고 나니 뭘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거죠.

과학계의 경우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일은 타당한 목표입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다른 목표가 아마도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컴퓨터가 사람과 구분이 안간다고 해도 사람을 흉내내는 일은 근시안적인 목표일 수 있습니다. 이미 사람은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이들 봇이 하는 말에 “흠”이나 “음”, “어” 등을 집어 넣어 인간의 불완전한 정규 언어 패턴을 흉내낼 필요는 없죠. 똑 같은 걸 만든다면 더 큰 기회를 놓치는 셈이니까요.

사람 같을 필요 없는 인공지능의 목표

“인간 같은” 기계가 아니라면 인공지능의 목표는 어떤 것이라야 할까요? 이 맥락에서 살펴 보죠.

  • AI를 이용해 지난 고객 통화 내용에서 배우고 통화할 필요성을 없앱니다. 요청을 음성으로 암호화, 복호화 하면서 인상적인 기술 역량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어쩌면 고객이 다른 채널에서 아직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I 비서를 써서 존재하지 말아야 할 프로세스를 자동화 하는 일은 불필요할 수 있죠. 애초에 전화할 필요가 없는 보다 명확한 온라인 예약 시스템으로 고객 만족이 증대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AI는 통화 기록을 꾸준히 분석하면서 전체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하면 좋습니다.
  • 통화 중에 AI로 인간 상담원을 돕습니다. 통화 내용을 분석한 정보를 이용해 기업은 보안과 서비스 개선이 가능합니다. 이는 사람보다 기계가 더 잘하는 측면이죠.
  • 통화를 예측하고 상담원 운영 계획을 세우는 데 AI를 적용합니다. 사실 기계가 사람인 척 하는 것만이 고객 서비스 통화에서 흔히 접하는 거짓은 아니죠. 끊임 없이 “고객님의 통화는 저희 회사에 매우 중요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몇 분이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 동안 회사는 고객의 시간보다는 상담원의 효율성에 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이죠. 물론 완벽하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는 있지만 AI는 통화량을 더 잘 예측하고 회사와 고객의 효율성을 모두 개선할 수 있습니다.

AI는 비즈니스와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놀라운 도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인 척하고 고객을 속이는 일보다 이 기술을 훨씬 더 유용하게 적용할 방안이 있습니다. 결국 아직은 인간이 더 지능적인 존재니까요.

글쓴이 소개

샘 랜스바텀(Sam Ransbotham)은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의 캐롤경영대학원(Carroll School of Management) 정보시스템학부 부교수입니다. MIT SMR (Sloan Management Review) 객원 에디터로 활동하며 인공지능과 비즈니스 전략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sam.ransbotham@bc.edu 트위터: @ransbot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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