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디지털 발자국과 프로세스 마이닝

 In Digital Economy, Machine Learning/AI

우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습니다. 디지털 세상도 마찬가지죠. 오히려 디지털 세상에 남긴 디지털 발자국은 바람 부는 사막에서 금세 지워지는 흔적과는 달리 오래 남습니다. 디지털 발자국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모니터-분석-자동화하는 이야기. 지금 만나 보시죠.

100번째 스토리를 올립니다

SAP 스토리허브에 올리는 100번째 글입니다.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죠. 그러다 문득 이게 100번째 이야기인지 어떻게 알았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너무도 친숙하게 제가 하는 거의 모든 일이 기록되고 집계되고 분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러빙 빈센트, 빈센트 반고흐 여기에 잠들다

어딘가에 의도적으로 기록하듯 흔적을 남기는 경우도 있고, 그저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하는 모든 활동이 디지털 발자국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오늘 표지 사진은 지난 해 늦가을 빈센트 반고흐와 동생 테오의 묘지가 있는 오베르쉬르우아즈 들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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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유난히 구름도 많고 우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 속의 들판은 고흐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전해지는 장소입니다. 고흐의 죽음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의혹이 많습니다. 2017년 나온 영화 러빙빈센트는 100여 명의 화가가 고흐의 화풍으로 65,000 프레임을 일일이 유화로 그려서 완성한 애니메이션입니다.

고흐의 편지를 중심으로 화가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혀 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문득 마지막 부분에서 죽음에 얽힌 의혹에 집중하지 말고, 빈센트가 화가로서, 형으로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무언가를 아끼며 갈망했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 보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Goodreads에 남긴 디지털 발자국

워낙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보니 영어로 된 책을 주로 읽는 습관이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아마존 킨들을 이용해 전자책을 읽고 있죠. 아마존 킨들은 제가 읽은 책을 기록하고 인상적인 글귀를 디지털 형광펜으로 칠해 놓은 내용도 정리해 주는 굿리드(Goodreads) 커뮤니티 서비스와 연동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에도 읽은 책 몇 권을 업데이트 하러 굿리드 앱을 열었더니 새로운 내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책으로 돌아 보는 2018년(My Year in Books 2018)이라는 메뉴였죠. 총 73권의 책으로 15,885페이지를 읽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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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짧은 어린이 책도 즐겨 보는 편이라 가장 짧은 책은 22페이지 짜리였고, 가장 긴 책은 525페이지 짜리 소설이었습니다. 책 한 권당 평균 217페이지씩 읽은 셈이죠. 보통은 대여섯 권의 책을 번갈아가며 읽습니다. 티비를 보면서 채널 서핑하는 기분으로 말이죠. 가장 인기있는 책은 역시 고전문학 작품이네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였습니다. 프랑스 대혁명 시기를 전후로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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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는 제가 책을 읽는 동안 의도적으로 진척현황을 굿리드 앱을 통해 업데이터 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인상적인 글귀를 디지털 형광펜으로 아마존 킨들에서 표시한 내용은 별도의 수작업 없이 굿리드에 자동으로 동기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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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디지털 발자국은 이렇게 의도적으로 기록한 내용 뿐 아니라 데스크탑이나 모바일 상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 대한 흔적입니다. 사막을 걷는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발자국이 남아 있는 것과 같은 이치죠. 차이가 있다면 사막에서는 모래 폭풍이 휩쓸고 지나면 내 발자국 정도는 금세 사라지고 말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오래오래 남아 지우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발자국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프로세스 마이닝

지난 주 우연한 기회에 프로세스 마이닝에 관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기본 원리는 SAP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과 같이 회사에서 업무를 위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 때 디지털 발자국이 남는다는 사실에 착안한 개념입니다. 직원들이 예컨대 구매-지급결제 등의 업무 프로세스를 어떤 과정으로 처리하는지 디지털 발자국을 연결해 그림을 완성합니다.

대다수 직원이 표준 프로세스를 따르겠지만 샛길로 빠지는 사람이 있고 상당히 먼 거리를 우회해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시각화 되어 한 눈에 보입니다. SAP HANA의 실시간 분석력을 활용하고 업무 처리 단계를 시각화하며, 비효율이 눈에 보이면 원인이 무엇인지 드릴다운 분석도 가능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분자 방식을 실현하는 프로세스 마이닝

비효율을 제거하고 규제준수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수작업이 발생할 경우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드릴다운 분석을 통해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확대할 수 있죠. 프로세스 마이닝(SAP Process Mining by Celonis)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일하는 방식인 모분자(모니터-분석-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시스템을 활용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모니터하고 비효율이나 수작업 영역을 분석한 후 가능한 부분은 자동화하는 업무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100번째 이야기는 이렇게 디지털 발자국에서 시작해 고흐와 책,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삶과 일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는 모분자까지 살짝 건드려 봤습니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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