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요구에 즉시 대응하는 유연한 가상기업

 In Digital Economy, Experience Economy, Experience Management, SIDG

인터넷과 정보화의 확산으로 고객의 요구는 한층 다양해지고 변화의 속도도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습니다.  제품 중심의 산업화 시대에는 대량 생산, 대중 매체, 대량 마케팅, 대량 소비로 이어지는 제품 중심, 기업 중심의 세상이었습니다.  고객 중심의 정보화 시대인 지금, 우리 기업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수익성 있게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가상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세상은 역사를 기록하기 훨씬 전부터, 어쩌면 태초부터 쉴 새 없는 변화의 수레바퀴를 굴려 오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확산으로 소비자가 정보력을 확보하면서 변화와 정보의 확산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입소문의 힘이 커지고 소비자가 소리 높여 자신의 요구사항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와 수단이 늘어난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와 욕망을 즉시 충족시켜주는 기업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경험을 거의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유연한 가상기업으로 거듭나야 경험경제 시대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 혹은 직선과 나선

그 동안 산업화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앞으로 기업 정보화가 나아갈 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직선사관과 순환사관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는다는 순환사관의 경우 돌아온 자리가 원점은 아니라는 데 유의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수레바퀴가 한 바퀴를 돌고 나면 그 만큼 앞으로 이동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나선형 순환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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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전의 세계는 대체로 맞춤의 시대였습니다.  맞춤 양복, 맞춤 구두 등 자신의 신체 치수에 맞는 단일한 제품만을 생산하던 시대였죠.  그러던 것이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주는 잇점을 활용하기 위해 대량 생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표준화, 규격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 대량 마케팅, 대량 소비하는 제품 중심, 기업 중심의 세상이 바로 산업화 시대입니다.

맞춤 제품 – 표준 제품 – 대량 맞춤 제품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유연생산체제(FMS)의 등장으로 동일한 기계설비로 다양한 부품과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량 생산 체제의 경제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맞춤 생산의 편리함을 꾀하는 대량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 혹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고객 요구를 효율적으로 충족할 수 있게 된 기업이 등장하게 되었고 그만큼 고객은 더욱 다양한 욕구를 표출하게 됩니다. 

산업화 이전의 맞춤생산 시대가 산업화를 맞이하면서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고 유연성을 확보한 기계설비와 고객 요구 수렴이 용이한 통신 채널 덕분에 대량맞춤생산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일견 역사의 수레바퀴가 정확히 한 바퀴를 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온 듯 보이지만 고객 욕구를 충족하는 비용이 훨씬 줄어들도록 생산성을 높인 결과라는 점에서 한층 효율화되고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맞춤생산 방식이라 하겠습니다.

가상머신과 가상기업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보화, 전산화 초기에는 가상머신이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가상머신은 비록 한 대의 컴퓨터지만 단말기를 통해 액세스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자신만을 위한 단 한 대의 컴퓨터와 거래를 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가상머신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대의 컴퓨터가 여러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거의 즉시 충족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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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기업의 목적도 이와 유사합니다.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거의 즉시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상기업은 언제 어디서나 거의 즉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가상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과거 대량 생산의 시대에서처럼 미리 수요를 예측해 계획대로 제품을 만들어 쌓아두고 팔리기만 기다리는 대신 고객의 수요가 구체화 될 때 바로 그 수요에 대응하는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고객 요구에 즉시 대응하는 유연한 베네통과 아디다스

베네통은 이러한 개념에 근접한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대다수 의류업체가 그러하듯 베네통도 한 동안 두 시즌 가량을 앞서 유행할 옷을 미리 디자인, 생산했습니다.  문제는 유행을 잘못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예측의 정확도가 높더라도 글로벌화 되어 가는 시장의 수요 변화를 비슷하게나마 사전에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의류업체가 창고방출 세일이 많은 이유가 바로 계획생산에 따른 불필요한 과잉 재고 때문입니다.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해야 가상기업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베네통의 해결책은 무엇이었을까요?  의류업계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는 QR(신속대응) 운동이 대안이었습니다.  QR은 소비재 산업의 ECR(효율적 소비자 대응) 운동과 일맥상통합니다.  그 근간을 이룬 기술은 바로 POS(판매시점관리) 단말기와 바코드였죠.  다시 말해 유통점의 주문 정보 대신 판매 실적 추이를 관찰, 분석해 실제 유행의 흐름을 파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베네통은 원사를 미리 정해 놓은 색상으로 염색한 후 스웨터를 짜던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어느 색으로든 유연하게 염색할 수 있는 하얀 스웨터를 만들어 놓고 그 시즌에 유행하는 가장 인기있는 색상으로 염색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만을 완성해 거의 즉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버추얼 제품에 가까운 개념의 제품을 완성시킨 것입니다.  한 마디로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 확보가 가상기업을 실현하는 밑거름이라 하겠습니다.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

이태리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이태리의 국부가 전체 인구의 소수에 집중되어 있음을 밝혀 유명한 80/20 법칙을 제시했습니다.  산업화 시대의 기업은 이 법칙을 신봉하며 소수의 히트 상품,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대량 시장에 판매해 왔습니다.  심지어 한 때 유행처럼 번진 고객관계관리(CRM)의 기본사상도 고객의 가치를 몇 가지 세그먼트로 구분해 수익성 높은 고객에 영업 활동을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소비자의 정보 검색 비용이 줄어 들고 특히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우 디지털 콘텐츠 보관 및 유통 비용이 대폭 감소하면서 상품 매출 비중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미 1930년대 초 로널드 코즈(Ronald Coase) 교수는 정보 검색 비용, 계약 비용, 조정 비용 등으로 대표되는 거래비용이 거의 사라지면 그 당시 주류를 형성했던 대기업 위주의 수직통합 계층구조나 대량생산 체제는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보관비용과 유통비용 낮추면 거의 즉시 제품 공급 가능해

현실 세계의 물류 프로세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굴뚝 산업의 경우 적용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음악, 영화, 서적 등의 상품은 비교적 보관 비용과 유통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새로운 구매 형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롱테일 법칙.  기업 매출에 크게 기여하는 소수의 상품에 초점을 맞춘 것이 파레토 법칙이라면 롱테일 법칙은 히트 상품은 아니지만 꾸준히 한 달에 하나 이상은 팔리는 상품을 모두 갖추어 소비자에게 공급할 경우 갈수록 비히트 상품의 전체 매출이 히트 상품 매출을 추월한다는 내용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거의 즉시 제공한다는 목표로 운영하는 가상기업은 원하는 디지털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즉시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롱테일 법칙에 주목해야 합니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음악, 영화, 서적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이처럼 보관 비용과 유통 비용의 감소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 폭이 훨씬 넓어 졌다는 사실이 롱테일 법칙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상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거의 즉시 제공한다는 목표를 고려할 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지배하는 롱테일 법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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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 세계의 지배를 받는 대다수 기업의 경우 고객과의 물리적인 거리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도의 아웃소싱 전문 기업이 주요 고객이 있는 미국 등지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고객 인근에서 지원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을 추진 중입니다. 

방법은 다양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입니다.  고객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을 때 이를 거의 즉시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는 분석력에 기초한 실행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디다스에서 추진 중인 스피드팩토리의 기본 사상도 일맥상통합니다.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와 3D 프린팅 등의 기술을 토대로 소비자 곁에서 맞춤 상품을 거의 즉시 제공한다는 비전을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가상기업과 지능형 기업, 경험기업

가상기업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영 마인드의 변화와 함께 정보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고객의 욕구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거의 즉시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정보기술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제품 중심, 기업 중심의 산업화 시대를 벗어나 고객 중심, 대량맞춤의 시대인 정보화 시대로 들어선 지금, 가상기업의 비전을 실현하는 기업이라야 생존과 번영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고객의 요구와 감정을 이해하고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경험을 거의 즉시 제공하는 기업이 비즈니스의 미래를 선도할 전망입니다.

경험기업의 비전도 이와 같습니다. 경험은 한 마디로 원할 때 원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나아가 어떤 느낌을 받느냐가 의미 있는 경험인지 아닌지를 좌우합니다. 고객의 요구와 감정까지 헤아리는 경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고객의 요구와 감정을 이해하는 지능형 기술 기반으로 운영되는 지능형 기업으로의 전환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름이 무엇이건 간에 고객의 요구와 감정을 이해하고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경험을 거의 즉시 제공하는 기업이 비즈니스의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가상기업, 지능형 기업, 경험기업. 우리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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